신문지상에서 문화라고는 눈꼽만치도 안보던 내가, 뭔가 확 끌리는게 있어서 주의깊게 읽어보았더니 사진전이란다.
이름도 독특하다.

<서양식 공간예절>


2월 25일 일요일. 훼사의 야근 마수에서 벗어나지 못한 황효의 안타까운 새벽문자를 뒤로하고, 종종걸음으로 대림미술관을 찾았다. 약도를 제대로 못본건지, 내가 길을 잘못든건지.
쉽게 올수 있는길을 뺑뺑돌아 도착한 곳.
생각보다 작은정도가 아니라 왜소하달까. 사실 예술의 전당이니, 세종문화회관이니 크고 으리으리한 곳에만 익숙해 있었으니,
작은 전시회관 우습게 보는것도 이상한일은 아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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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on EOS 5D | Aperture priority | Multi-Segment | 1/200sec | f10 | 54mm | ISO-100

<대림산업에서 관리한다고 하기엔 뒷배경이 안스럽다.>


워낙에 사진전을 본일은 없었지만, 공공기관을 위주로 한 '고현주' 작가의 작품을 너무 보고싶어서 용기내서 찾아본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대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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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대림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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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on EOS 5D | Aperture priority | Multi-Segment | 1/50sec | f2.8 | 51mm | ISO-100

<서양식 공간예절 : western style courtesy of space / 전시회 초입>


자자. 중요한 건 건물의 외양이 아니라 꽉찬 내용이니까. 아무도 없는 전시회를 맘껏 즐겼다. 손님보다 Docent가 더 많은 상황이었으니 말 다한셈. 우리나라는 큐레이터나 설명해 줄 사람이 있어도 잘 안물어보는데 멀뚱멀뚱 이해안가는 작품들 보는것만큼 어리석은게 있을까.
군인정신으로 도전. 각 층마다 Docent 가 배치되어 있고, 한가한 주말에는 1:1로도 설명을 해준다. 덕분에 아주 자세한 작품해설도 들을 수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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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on EOS 5D | Aperture priority | Multi-Segment | 1/50sec | f2.8 | 63mm | ISO-100

<도촬조차 미안할 정도로 조용했던 전시관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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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를 기초로 한 김도균 작가의 작품들>



앞서 말한 '고현주' 작가가 가지는 시선이 사진을 취미로 하는 나에게 있어서도 상당히 충격적 이었는데, 대표적으로 인상적인 작품 몇개와 의미를 알아보니...

1. 국회의사당 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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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느껴지나? 근엄하디 근엄한 레드카펫. 그리고 전혀 어울리지않는 1:1 대비에 가까운 좌세종, 우순신 상. (정말 저렇게 조악하게 만들려면 뭐하러 세웠나 싶다). 결정적으로 시각장애인을 전혀 배려하지 않는 display에 가까운 점자도로. 국회의사당의 사람들이 국민을 대변한다 하기엔 이 한장의 사진이 가지는 아이러니가 너무나도 크다.

2. 농림부 장관 접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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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cent 의 설명을 들으며 한참 웃었던 사진. 농림부 깃발 하나면 됐지, 초록색 카펫, 초록색 들판의 사진, 초록색 소파, 초록색 방석(그중에서도 등받이가 있는 소파는 어설픈 권위의식의 상징을 여실히 드러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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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주 작가(40세), 그녀는 작은 김장독 만한 사진기를 들고다니며 사진을 찍는다고...>


이외에도 재미있고, 독특한 사진들이 가득하다. 외양과는 다르게 알차디 알찬 전시회. 음미하고, 바라보고, 생각하며 훌쩍 지나가 버린 2시간.

사진에 관심이 없더라도, 작가라 불리우는 이들의 독특한 시선, 사회를 향해 보내는 메세지등을 생각할 수 있는 좋은 전시회였다. 더불어, 50mm 단렌즈로 배경을 날리는 것만이, 아름다운 모델을 아웃포커스로 잡는 것만이 사진의 다는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각인시켜준 전시회.

뭐. 안타깝게도 멋진 brunch 는 커넬 샌더스 할아버지의 특별요리(?)로 바꿔야만 했지만, 즐겁고 신선했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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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on EOS 5D | Aperture priority | Multi-Segment | 1/125sec | f2.8 | 32mm | ISO-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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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on EOS 5D | Aperture priority | Multi-Segment | 1/320sec | f2.8 | 51mm | ISO-100
<미술관에서 구매한 도록. 작가들의 다른 사진도 감상할 수 있다.>


2007. 2. 25(일) 대림미술관 '서양식 공간예절' 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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